Space 9

浮牌 [부패]

Artist : 김윤아 , 노정원 , 홍근영 , 만욱

기획자 : space 9

전시기간 : 2020/03/06 ~ 2020/03/15

부패 [浮牌] / Yoona Kim, Jungwon Noh, Manwook, Geunyoung Hong / 2020.03.06(fri) ~03.15(sun) / Space 9



● 부패 浮牌

정치적 부패(타락하다)와 음식물의 부패(썩다)처럼 동음어로 오염과 변질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뜰 부와 패 패의 뜻을 지닌 떠다니는 무리를 표현한다. 떠다닌다는 것은 무중력의 상태에 놓인 어떠한 물체가 될 수도 있고 붕 떠버린 우리의 기분과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정착할 곳도, 갈 곳도 없이 방황하는 우리 시대의 모습들을 떠다니는 무리의 한 부분으로서 각자의 부유하는 성질을 시각화한다.

#김윤아 | 한 사내가 있었다. 그는 사업이 부도나고 나서 친구를 잃었고, 형제를 잃었고, 가정을 잃었으며, 정체성을 잃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이상한 얼굴로 변해갔다. 그의 아내는 불안해 졌다. 점점 미쳐가는 남자를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자 벌어진 생체기 사이로 외로움과 두려움이 끈끈하게 함께 고여 갔다. 그들의 자식들은 흔들렸고, 부모를 잃은 짐승마냥 세상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작은 비에도 쓰러질 종이 집에 사는 그들의 삶은 폐허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 시기를 IMF 라고 불렀다. IMF 라는 활자는 매일 신문과 각종 언론에 당시의 나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숫자와 함께 오르내렸다. 세상이 말하는 IMF 는 틀렸다. 나의 시선이 중심에 벗어나 육지의 끝으로 달리기 시작한 지점이 아마 그 쯤 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한 번 무너진 진지는 세상이 규정한 모든 활자들을 계속해서 무너뜨렸다. 나는 의심스럽기 그지없는 규정된 활자를 일부러 부수기도 했고, 그렇게 무너진 활자들을 다시 세우면서 부유하기 시작했다. 이상한 자유로움 이였다.

#노정원 | 예술 작품은 시공간 이동 통로로 존재한다. 길을 걷다가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사로잡힌다거나, 무심코 고개를 돌렸을 때 눈에 들어온 그림 속 황홀경으로 우리는 들어간다. 그곳은 현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 내부이자 우주의 내부에서 방금 태어난 다른 차원의 장소다. 현존하고 있지만 가상으로만 존재하는 이 메타 세계들의 문을 열기 위해 예술가들은 골몰한다. 이 골몰의 흔적은 지상에서의 유격으로 나타난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부유감, 분명 계속해서 걷고 있지만 지상에 닿아 있지 않다는 뿌리 없음의 감정을 필연적으로 지니고 살아가는 이들. 이건 현재 진행형으로 부유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다.

#만욱 | 순종하던 '착한'개가 침을 뱉었다. 당황한 인간들은 '못된' 개의 나쁜 습관을 고쳐주려고 몽둥이질을 해댔다. 예전엔 '착했던' 그러나 지금은 '못된' 개는 숨이 차올라 또 침을 뱉었다. 몸은 아프지만, 처음으로 해방감을 느끼며 죽어간다. 개에게서 멀리 떨어진 침은 꿈틀꿈틀 하늘을 날아오른다. 침이 웃는다. 난 그 침이 되고 싶다.

#홍근영 | 엉망인 덩어리가 있다. 덩어리의 무게는 10킬로그람보다 약간 무겁다. 그들은 수상한 냄새를 따라 갔다가 이 덩어리들을 발견했다 사람의 머리와 같고 정확히 눈, 코, 입이 있다. 떨어진 자리에 얼마 뒤 사람이 목숨을 잃는 일이 생긴다. 이것이 많이 내린 지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큰난리, 전쟁이 일어난다고 예상했다. 그들은 행운을 빌어야 한다. - 연려실기술, 천우인(天雨人)1625년 평안북도 창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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