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buk Museum of Art

the Rhizomes Entangled with the INDRA NET [신자연주의 리좀이 화엄을 만날때]

Artist : 권순철 , 강용면 , 서용선 , 정복수 , 가나인

전시기간 : 2021/03/12 ~ 2021/07/25

신자연주의 리좀이 화엄을 만날때 / 전북도립미술관


신자연주의란 1993년 미학자 가나인(본명 전하현)이 선언한 것으로, 거대한 중심이 사라진 탈구조주의 시대에서 개별화된 새로운 중심을 제안한 개념입니다. 가나인은 삶을 철학으로 들여다보고 자연적인 질서 속에서 새로움을 구축하기 위해 신자연주의를 선언했습니다. 신자연주의가 말하는 ‘신자연’은 개개인의 몸을 중심으로 가꾸어 나가는 개별적인 환경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산이나 바다 같은 자연이 아니라, 각자가 처한 위치에 따라 구성되는 하나의 소우주입니다.

《신자연주의: 리좀이 화엄을 만날 때》는 과도한 장식성이나 해외에서 수입된 예술 개념에서 벗어나 한국적 상황을 있는 그대로 몸으로 감지하고 그것을 시각 언어로 풀어낸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경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교나 관념의 유희가 아닌 삶을 온전히 살아낸 몸에서 나온 미술. 이러한 미술이 한국 미술계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인류 보편적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미술이 과연 무엇인지, 작품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큐레이션을 통해 보여주고자 합니다. 또한 지역 미술실천의 중요한 대상인 지역적 풍경에 대해, 내면에서 연유하는 것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5인의 작가들은 자신만의 ‘신자연’을 재현(representation)하고 있습니다. 권순철은 서구 미술이 아닌 한국적 상황을 바탕으로 한, ‘한국적 얼굴’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정체성과 원형을 더듬어가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에서 그린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한 미공개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합니다. 전북의 중견 작가 강용면은 소우주로서 ‘민중’(people)을 담은 <만인보>를 선보입니다. 그는 힘겨운 추상성의 망토를 벗겨 ‘일상적 얼굴들’에 주목함으로서 자연의 반영으로서 육체의 표면을 조망하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역사화를 이어 온 서용선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시도, 대문자 역사에서 소문자 역사의 시각의 작품들을 설치 작품과 함께 선보입니다. 40년 넘게 인간을 탐구한 정복수는 88올림픽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화와 현실과 마주하는 인간 내면의 다양한 군상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수도 런던에 머물고 있는 가나인은 역사와 기록의 관점으로 접목한 미적 실천을 바탕으로 탈구조 시대로 진입한 사회의 여러 단면을 자신의 미학적 해석으로 풍성하게 재구성해 보입니다.

신자연주의 미학은 20세기 말 탈중심화된 해체(리좀)를 보여준 질 들뢰즈의 탈구조주의와 급격한 서구화로 제대로 발굴되지 못한 동아시아와 한국의 화엄 사상(인드라망 因陀羅網)을 토대로 발전하였습니다. 신자연주의가 선언한 ‘신자연’이란 개개인이 자신의 몸을 구조로 발전한 우주(일체유심조)를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 무분별한 탈주(들뢰즈의 개념)를 벗어나 화엄 ‘십우도’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몸에서 구조를 찾고, 더 나아가 이웃은 물론 동·식물 등 전 세계를 내 몸 안에 품을 수 있는 성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전시의 부제목 ‘리좀이 화엄을 만날 때’는 이 같은 신자연주의 미학의 한 단면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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