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9

Chaos [카오스]

Artist : 김희정

전시기간 : 2020/10/02 ~ 2020/10/08

Chaos / Heejyung Kim solo exhibition / space9



혼돈은 내 안에, 우리의 삶 전반에 거쳐서 존재한다.
우리는 혼돈의 세계 안에서 살아간다.
나는 ‘나답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장자의 ‘혼돈사칠규’에 주목하게 되었다. 장자의 응제편에 등장하는 혼돈(混沌)은 두 왕에게 친절을 베푼다. 혼돈은 그 호의에 대한 보답으로 인간이 될 수 있는 7가지 구멍을 인위적으로 갖게 되는데 마지막 7번째 구멍을 얻자마자 죽음을 맞이한다. 이 이야기에서 혼돈은 원초적인 근원의 형상으로 그려지는데, 나는 그런 혼돈을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같이 명쾌하고 발랄한 모습으로 상상하게 된다. 하나의 구멍의 의미조차도 몰랐을 혼돈은 마지막 구멍이 뚫리는 그 순간에도 두렵지만,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존재가 타인의 인위적인 행위로 죽음에까지 이르러 끝이 난 이야기는 마치 나의 내면의 자유로운 존재가 상실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동시에 7개의 구멍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상징적인 표상으로 또한 다가왔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나를 잃지 않는 삶은 마치 나의 삶 안팎에 존재하는 혼돈이 구멍을 뚫으려는 대상에 저항하거나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의 그림 속에는 늘 혼돈이 있다. 밝음과 어두움, 안과 밖, 의식과 무의식, 음과 양인 혼돈이 그림 안에서 공존한다. 그리고 그것은 수시로 변화한다. 나는 그 경계에 있는 아름다움을 쏟아낸다. 내면의 나를 바로 보게 하고 나를 둘러싼 외부 세계에 내포된 의미를 포착하기 위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나는 나의 내면과 현실의 혼돈을 만난다.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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