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9

Oddworld [의아한 세계]

Artist : 노정원

기획자 : space 9

전시기간 : 2020/06/05 ~ 2020/06/18

의아한 세계 / Oddworld / 노정원 개인전 / Jungwon Noh solo show / Space 9 / 5(fri) June ~ 18(thu) June, 2020



동네안쪽에 있던 작은 모텔은 점점 손님이 줄어들더니 어느날 폐업신고를 했다. 유일하게 장기투숙중이던 여자가 마지막손님이었다. 숙박비 석달치를 한번에 냈기 때문에 모텔사장은 그녀에게 특별히 친절했다.
그녀는 딱히 할 일이 없어보였다. 방에서 하는 일이라곤 종일 구식 브라운관티비로 지나간 재방송들을 틀어놓고 몇권의 책을 뒤적이는 정도의 일이었다. 이따금 넋을 놓고 창밖을 바라보곤 했고 밤이면 저 멀리 허공을 보며 소원을 빌어볼까하다가 이내 관두곤했다.
그때마다 밤은 칠흙같이 어두웠다.
그녀도 어릴적 시골에 살았었다.
촌동네가 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놀이는 온종일 뛰어다니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매일매일 즐거웠다. 스무살즈음 서울로 올라왔고 그녀가 서른다섯살이 되던해 그토록 소망하던 자기가게도 갖게돼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삶은 점점 일그러져갔다. 품었던 희망과 기도는 전부 신기루같았다. 이따금 그녀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중얼거렸다. 그녀의 일상이 서서히 증발되어가던 그 즈음 집을 떠났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고싶었다.
사람들은 여자혼자 시골모텔에 장기투숙하는 이유를 궁금해했지만 끝내 아무것도 말하지않았다. 그리고 폐업에 대해 들은 다음날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
* 작가노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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