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 홍준호
갤러리 : PROJECT SPACE 00 YEONHUI
기획자 : 무소속연구소
전시기간 : 2019/07/13 ~ 2019/07/28
Era Review On Death / Junho Hong Solo Exhibition /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연희 / 무소속연구소
벤 스틸러 감독의 ‘박물관은 살아있다(2006)’를 보고 가족 코미디 영화로만 생각하다가 영화 촬영장소였던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 들러 관람을 하다 마주친 동물들의 박제는 잊을 수 없는 충격이었다. 너무나 사실적이고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에 내 모든 신경은 곤두섰었다.
그런데 그 속에서 마주보게 된 죽어서도 죽지 못해 슬픈 눈을 가진 존재와 마주하는 순간 나는 온몸이 굳어버린 채 그 눈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인공물과 관람객에 의해 둘러 쌓여 굳혀진 채 눕지도 쉬지도 못하고 눈뜨고 있어야 하는 썩지도 못하는 존재가 되어버린 채 인간의 교육과 유희를 위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 그들은 너무나 슬픈 눈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의 눈을 외면한 채 동물원과 자연사 박물관을 만들어 그들의 생과 사를 관리하고 있다.
어쩌면 이들의 눈을 보고 가슴 아팠던 것은 죽음을 경험해 본 그 날의 기억과 아버지에 간병 이후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일지 모른다. 죽음이란 멀면서도 가까운 그래서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는 대상이다.
과연 신이 존재할까? 신이 인간을 만들었지만, 신의 말씀을 전한다는 이들은 죽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공포를 이용해 장사치가 되었다. 16c 거대해진 로마 카톨릭의 절대권력과 면죄부 발행 등에 반발하며 성상을 거부하고 파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의 교회는 비대해져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성경의 말씀을 전하는 선한 목자가 되어야 하는 목사와 교회가 교회 세습, 비리, 극우화, 신도 성폭행 등을 행하면서 성경의 말씀을 교회 권력을 사욕(私慾)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프레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의 ‘신은 죽었다(Gott ist tot. God is dead)’라고 했다. 과학의 발전으로 서구 형이상학과 그것이 지탱하던 신은 죽었음에도 여전히 현대사회에 신은 살아있다. 그 신이 진짜인지 아니면 인간이 만든 허상인지 모르겠고 그것이 이루려는 것이 이상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이 왜곡된 것인지 내 인식이 왜곡되어 세상이 왜곡되어 보이는 것인지 그냥 혼란스러울 뿐이다. 그 속에서 자연과 수많은 생명들이 희생되어 가고 있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