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EXHIBITION

제9회 종근당예술지상

Artist : 유승호 , 김선영 , 최수련

갤러리 : Sejongpac

전시기간 : 2022/11/17 ~ 2022/11/28

제9회 종근당예술지상, 세종문화회관미술관


선택과 실천
회화는 가장 고전적인 표현 형식과 미디어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자신의 전 존재를 화면에 투사해 사유하고 상상한다. 아주 익숙한 문화와 기술의 반복 속에 미세하지만 혁신적인 변화를 낳는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요란스러운 사건이나 소동이 아니라 조용한 정신의 운동이라는 니체의 말처럼, 회화는 현대예술의 가장 혁신적인 예술 형식으로 그 지위를 잃어본 적이 없다.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한다. 그러나 화가들은 애초부터 불확실성을 안고 출발하고 불확실성의 한가운데에서 어떤 사건과 의미를 모색하고 종국에는 바로 그 불확실성 속에서 붓을 놓았다. 다양한 미디어와 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회화는 여전히 실험적이며 도전적인 예술 분야로 수많은 예술가들의 관심과 실천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마다 회화의 이름 아래에 자신만의 고유한 ‘부제’를 달았다. 그것은 인명이나 지명일 수도 있고 어떤 사건을 기념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사상의 요체를 사용하기도 한다. 유사한 공간적 시간적 조건 속에서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그것을 자기 고유의 취향과 성격과 함께 얼마나 창의적으로 선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작가의 회화 이미지가 고유한 아우라를 가지게 된다. 문제적 작가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감정과 관점, 상상과 통찰을 담으려 한다. 작품을 통해 그 작가의 안목과 능력이 사회화된다. 가장 개별적인 개성과 동시에 공통적인 보편적 가치가 신비한 방식으로 공존하는 사건을 만들어낸다. 세상의 그물망에 속하지만 그물코가 교차하는 지점마다 매 순간 창의적인 선택과 실천으로 자신만의 길을 그물망 위에 새겨나간다.

회화의 본질과 기원에 관한 작가들의 질문과 열정은 더 높은 차원의 질문을 낳고 더 뜨거운 열정을 견인한다. 회화는 시각과 함께 청각과 후각, 촉각과 미각마저 자연스럽게 융합하며 작가 고유의 독자적 감각의 세계상을 형상화한다. 회화의 직관적 인식이란 소박한 감상을 넘어서 명상과 관조를 가로지르며 보다 깊은 차원의 인식, 나아가 가장 깊은 차원의 심층 의식과 접촉한다. 감상을 통한 직관적 인식과 이후 뒤이어 일어나는 마음의 운동을 통해 수많은 이미지들의 파노라마를 펼쳐 놓는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회화를 창작하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운동을 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에 초대된 김선영, 유승호, 최수련은 관습화된 관념과 이미지를 반복하는 가운데 조금씩 혹은 과감하게 탈주하며 이전에는 부재하던 세계의 이미지를 그려 나간다. 상상해 보라. 어떤 세상이 눈앞에 펼쳐질지.

김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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