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 김지영(109)
갤러리 : 5%
전시기간 : 2021/10/06 ~ 2021/10/06
싱잉 노즈, 김지영(109)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김지영(109)은 다른 이들의 콧노래를 모으기 시작했다. 물물교환이나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서울 시민 40여 명의 콧노래를 수집했다. 그것들은 지난 겨울 퍼포먼스 《콧-노래 산책》에서 작은 깃발이 되었다. 콧노래를 시각 이미지로 만든 자수 드로잉이 박힌 깃발에 사운드 장치를 달아 콧노래가 나오게 했다. 관객들은 그 깃발을 하나씩들고 눈 덮인 북한산을 걸었다. 깃발에서 나오는 콧노래에 귀를 기울이거나, 그것을 따라해보거나, 상관없이 자기의 콧노래를 부르거나 하면서 움직였다. 타인의 콧노래와 함께 이동하는 경험이 중요했던 《콧-노래 산책》과는 다르게, 전시 《싱잉노즈》에서는 고정된 장소에서 좀 더 많은 이들의 개별 콧노래와 관람객이 느끼는 다양한 감각에 집중한다.
김지영(109)은 소리를 보여주거나 만지게 하는 것에 대해 말한다. “소리라는 것이 공기를 만지는 것 같은, 촉각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콧노래의 모양, 콧노래들끼리 만나는 순간을 시각적으로 그려보는 것이 재미가 있었고요.” 그는 소리를 내고-듣는 행위에, 진동을 만들고-(촉각적으로)느끼는 행위와, 시각 이미지를 그리고-보는 행위를 교차시킨다. 그는 콧노래가 가지는 특수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에게서 나와, 나를 향하는 노래. 그러나 다문 입 속에서 내는 그 소리는 온전히 귀를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노래이지만 청각만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입 안에서 만들어지는 동시에 스스로를 울리는 진동, 귀가아닌 피부와 근육으로 느껴지는 어떤 간질간질함이 있다. 내가 만든 소리가 나를 몸 안에서 어루만지는 것 같은 기분. 어떤 감각의 발신과 수신 사이에 거리가 아주 좁혀져 ‘나의 몸’ 혹은 ‘내 몸의 어느 기관 하나’가 되어버릴 때, 어떤 감각은 다른 감각과 경계가 흐릿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코의 경우, 소리라는 감각은 들어서 아는 것이 아닌 피부로 느껴서 아는 것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그것을 콧노래가 가진 ‘누군가 어깨를 두드려 위로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