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 홍준호
갤러리 : Cyart Space
전시기간 : 2019/04/16 ~ 2019/04/21
The worst scientist is he who is not an artist, The worst artist is he who is no scientist.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 아르망 트루소(Armand Trousseau, 1801~1867) -
The worst scientist is he who is not an artist,
The worst artist is he who is no scientist.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 아르망 트루소(Armand Trousseau, 1801~1867) -
이공계를 졸업해 10여 년간 직장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작가가 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르망 트루소의 이 명언을 특히 좋아한다.
나는 작업하기 전에 조사와 분석(Research & Analysis)을 통해 나의 생각을 확립하는 단계를 거쳐 마치 실험을 하듯이 사진을 만드는 과정에 개입하고 변형하는 것을 즐긴다. 그 때문에 대상을 직접적으로 재현하거나 사실을 전달하는 사진에는 흥미를 잃어버렸다. 과거 마치 직장에서 스스로 주체가 되지 못하고 객체로써 일하는 나의 일상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모습과 카메라라는 기계에 의존하여 대상을 담아내는 수동적인 행위에 흥미를 잃어버린 것과 비단 흡사하다.
그래서 나는 경험을 토대로 아픔과 동시대의 고민을 유희로써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직장생활 때, 늘 사용하던 기계장치. 즉, 카메라와 동일한 프로세서를 가진 복사기, 스캐너, 팩시밀리, Beam Projector 등과 같은 OA(office automation) 기기와 뇌출혈로 생사를 넘나들 때, 보이지 않는 인체내부를 볼 수 있게 해준 의료용 촬영기기(X-Ray, CT, MRI, MRA 등)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사진 이미지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완성된 프린트를 구겨서 형상과 질료가 변형됨으로써 발생되는 현상을 표현하는 작업이라 던지 구겨진 종이 위에 빛으로 형상을 맺히게 하는 작업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사진매체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기 작업에는 형식적 사유뿐만 아니라 필연적인 내러티브도 함께 담아내고 있다. 초기 작업은 개인사적 경험과 트라우마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사회적인 이야기로 그 영역을 확대시켜나가고 있다.
나는 이번 전시에 거창하거나 특별한 이야기를 하고자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 작업의 연결고리를 보여줌으로써 나의 생체조직 속에 내제된 DNA와 같은 경험과 의식이 반영된 『Histography』를 보여주려고 한다. 그리고 만약 대상을 재현하는 전통적 방식의 사진을 Utopia라고 한다면, 나의 작업은 그와 반대로 저항과 Dystopia를 지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속에 늘 창작의 고통과 즐거움의 쾌(快)가 있기에 『Dystopiagraphy』를 지향하는 나의 작업에도 나름의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9.04 홍준호